사드반대 집회 '시민 냉담'…보수는 강남·북 '사분오열'

입력 2017-08-15 18:25   수정 2017-08-16 07:25

안보위기에도 '갈라진 광복절'

광화문 장악한 진보단체
"한미 훈련 반대·이석기 석방"
"북한 도발하는데…" 반응 싸늘

보수단체 집회는 중구난방
"박근혜 석방하라" 태극기 집회
"보수 뭉쳐도 모자란데…" 한탄



[ 성수영/구은서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맞은 15일 광복절. 광장은 또 한 번 사분오열 갈라졌다. 비 내리는 서울 광화문 일대를 장악한 소위 ‘진보’ 시민단체들은 미국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외쳤다. 분열된 보수단체들은 강남과 강북으로 갈라져 중구난방식 집회를 열었다. 광화문과 대학로, 삼성동 코엑스를 찾은 시민들은 ‘집회 피로’를 호소하기도 했다.


◆싸늘한 반응 속 ‘반미’ 외친 진보단체

진보 시민단체들은 72주년 광복절인 이날 광화문 광장 근처에 있는 미국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사드 배치 철회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진보연대 등 진보단체로 구성된 ‘8·15 범국민평화행동 추진위원회’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8·15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사드 가고 남북 평화’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1만 명 넘게 참석할 것이라던 주최 측 예상은 빗나갔다. 오후 3시30분 본집회가 시작된 광장에 모인 시민은 어림잡아 5000명에도 못 미쳤다. 충돌에 대비해 인근에 배치한 81개 중대 6500명의 경찰 병력이 민망할 정도였다.

시민 반응도 싸늘했다. 광장 인근을 지나가던 김모씨(25)는 “북한이 연일 도발을 이어가는데 무슨 생각으로 훈련까지 중단하라고 외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택시 기사 박모씨(58)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집회 구호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강경 행동도 많았다.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이 등장했고, 그림에 물풍선 던지기가 진행됐다. 사전집회 격인 ‘8·15 청년 자주독립선언’ 집회를 주최한 진보단체 ‘한국청년연대’ 회원들이 연 행사였다.

진보단체들은 미국과 일본 대사관을 인간 띠로 에워싸고 행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불발됐다. 서울행정법원이 ‘해외 공관 보호 의무를 규정한 빈 협약에 저촉된다’며 불허한데다 집회 참여자가 적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일 위안부 합의와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등의 정치적 구호도 쏟아져 나왔다. ‘2017 대학생통일대행진단 준비위원회’와 대학생겨레하나·평화나비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 의존을 강화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또 민중연합당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석기 전 국회의원을 석방하라”고 외쳤다. 민주노점상연합회 주최로 롯데 에비뉴엘 앞에서 열린 ‘노점상 생존권 쟁취결의대회’에서는 “중구청의 노점 단속을 규탄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보수집회, 대학로 강남 등으로 분열

보수단체들은 서울 강남과 대학로 등으로 흩어져 ‘맞불 집회’를 열었다. 구호도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사드 찬성, 탈(脫)원전 반대 등으로 다양했다. 대한애국당 창당준비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000만 서명운동본부’와 함께 강남구 삼성역에 모여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연단에 오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여성 대통령에 대한 가혹한 인권유린을 중단해야 한다”며 “1000만 명의 서명으로 박 전 대통령을 석방시키자”고 주장했다.

같은 친박 계열이지만 대선 과정에서 이들과 갈라진 ‘신의 한 수’ ‘엄마부대’ 등은 오후 4시 대학로에서 ‘8·15 구국국민대회’를 열고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탈원전 반대, 사드 찬성, 대통령 석방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자” 등의 구호도 외쳤다.

참가자들은 분열된 모습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학로 보수집회에 참가한 김태식 씨(54)는 “어느 집회에 참여할지 몰라 집에서 가까운 대학로 쪽 집회에 나왔다”며 “힘을 합쳐야 할 애국 세력들이 왜 이렇게 서로 견제하고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성수영/구은서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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